머스크일까요? 아니면 트럼프일까요?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사실 미국 과학의 붕괴에 대한 글을 이미 완벽하게 써두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걸 읽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트럼프와 머스크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지금 트럼프와 머스크는 어떤 결과를 맞게 되든, 그 결과가 가혹하고 혹독하더라도 마땅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감정적인 심리극이 주는 통쾌함에만 빠져서 진짜 중요한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 미국은 지금 깊은 부패의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머스크는 자신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고 믿고 있으며, 실제로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에게 많은 자금을 지원했고, 참담했던 토론 이후 트럼프가 자신감을 되찾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남성 중심 지지층의 표를 끌어왔습니다.
그리고 머스크는 분명히 이 공로로 인해 백악관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합니다. 일반적인 정책 차원이 아니라, 본인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계약이나 구체적인 조치를 기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사실상 공동 대통령이라고 여겼던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미국의 정책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단순히 가정했고, 자신이 그것을 샀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트럼프 역시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라며 반박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그것도 머스크가 싫어할 만한 일반적인 정책이 아니라, 머스크의 수익에 타격을 주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입니다. 심지어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은 머스크를 추방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두 사람 모두 미국 정부를 완전히 부패한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은 사적인 호의를 베풀거나 개인적인 복수 행위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보는 것이죠.
그리고 모두가 두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유일한 실수는 트럼프의 비원칙적인 태도의 정도를 과소평가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트럼프가 한 번 거래가 이루어지면 끝까지 그 대가를 지키는 부패한 정치인이라고 착각했지만, 실제로는 상황이 조금이라도 불리해 보이면 언제든지 약속을 깨는 인물이었습니다.
요컨대, 이제 미국은 법의 지배가 아니라 지도자의 변덕에 따른 통치 아래에 있습니다. 미국이 지켜야 할 모든 가치들을 버린 셈입니다.
저는 미국의 쇠퇴에 대해 트럼프나 머스크 개인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헌법을 집행하거나 트럼프의 권한 남용에 적절한 제약을 가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거부해 온 조력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맞습니다, 이는 공화당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을 지지할 필요는 없지만, 민주당이 중대한 부패 행위에 연루된 정치인을 실제로 제명하는 정당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머스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금 트럼프의 정적이지만 본인 또한 악한 존재이고 그의 이미지 또한 유해합니다. 차라리 공화당 내에서 민주주의와 법치를 위해 진정으로 나설 준비가 된 사람이 남아 있는지 찾아보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