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는 오늘 영국과의 첫 번째 무역 합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합의라기보다는, ‘합의’라고 불릴 만한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실제 합의를 위한 '틀(framework)'일 뿐이며, 그마저도 미래에 실제로 체결 될 지 아닐지도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이는 마치 의료보험 개혁을 두고 ‘계획의 개념’을 내놓겠다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즉, 허울뿐인 연막 작전에 불과하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착각을 대중에게 심어주려는 시도입니다. 시장에서 잠시 반응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주로 지금의 정책 담당자들이 뭔가 제대로 알고 있다는 믿음을 간절히 갖고 싶어 하는 소규모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반응이죠.
하지만 트럼프는 이미,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관세 — 즉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한 145%의 초고율 관세 — 는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관세는 이미 미·중 간 무역량을 30~40%가량 감소시켰으며, 해상 운송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몇 주 안에 소비자 물가 급등과 매장 진열대의 품절 사태로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다시 영국과의 '합의' 얘기로 돌아가 봅시다.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이번 합의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영국 시장을 실질적으로 더 개방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끼어들기 전부터 이미 영국 시장은 미국 제품에 상당히 개방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에 대해 가장 핵심적으로 이해해야 할 점은, 그것이 오직 그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것입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불공정한 무역을 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 대부분이 미국산 제품에 매우 낮은 수준의 관세만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단순한 관세 수치만으로는 무역 개방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의 경우 트럼프의 관세는 고장 나지 않은 것을 억지로 고치려는 거대하고 파괴적인 시도입니다. 이들 국가는 무역에서 나쁜 짓을 멈출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나타나기 전부터 애초에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무역 적자는요? 경제학자들이 지겹도록 반복해온 것처럼, 이 적자는 외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반영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미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국가로 인식되어 왔고, 그 결과 자본이 몰려들면서 무역 수지에서 적자가 생긴 것입니다. 설령 트럼프가 실제적인 합의(‘합의의 개념’이 아니라)를 몇 가지 끌어낸다 하더라도, 이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 만약 그의 전략이 무역 적자를 줄인다고 해도, 그 방법은 미국의 투자 매력을 파괴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며, 그건 어쩌면 그가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 봅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실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점은 단지 무역 정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트럼프 팀은 자신들이 형편없는 경제를 물려받았다고 주장하는 걸 좋아합니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경제가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하죠.
하지만 사실, 트럼프가 집권했을 당시 미국 경제는 매우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실업률은 약 4% 수준이었고, 물가 상승률은 연준 목표치인 2%보다 아주 약간 높은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생산성 증가율은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살 정도였죠. 물론 무역 적자는 있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는 미국이 투자처로서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 골디락스 경제는 사라지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전적으로 — 정말 전적으로 — 트럼프 본인 때문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반복해서 ‘불확실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몇 달 전보다 훨씬 불확실하게 느껴지는 유일한 이유는, 트럼프가 만들어낸 혼란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일들은 그 혼란을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사실 저는 “달걀(eggs)”이라는 단어에 따옴표가 붙은 게 놀랍습니다.
어쨌든, 연준을 윽박지르려는 시도는 차치하고서라도, 트럼프가 현실과 점점 더 동떨어져 보인다는 점이 더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실제로 물가는 오르고 있으며, 특히 기업들이 예상하는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월요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가속화의 초기 징후가 드러난다면 —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 트럼프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더 중요한 질문은, 중국산 수입품 차단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닥쳤을 때 그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입니다. 트럼프가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반면에, 그와 그의 측근들이 경제 지표를 왜곡하려 들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발표될 무역 합의를 두고 우리가 축하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가 만들어낸 문제들 중 그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트럼프에게 일시적인 성공의 환상을 심어줄 것이며, 그 결과 그는 더 많은 문제를 자초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