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내일 집에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뉴왁 공항으로 들어가는데, 요즘 항공 교통이 엉망이라 좀 걱정이에요. 항공사 측은 제 비행기가 예정대로 뜬다고 하는데, 그 말을 믿어도 될까요?
그건 그렇고, 다른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외국 출신 연구자가 아니니까, 세관이나 국경수비대에서 별일은 없을 겁니다.
아무튼 현지에서 저희를 초대한 분들이 멋진 곳들을 안내해주실 예정이라, 이 글은 아주 짧고 인상적인 느낌만 남기려 해요.
지금 로빈과 저는 라이덴에 있어요. 암스테르담에서 멀지 않은 정말 예쁜 도시예요. 어제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면서 저희 둘 다 우울한 기분이 들었어요. 왜냐고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우리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좋은 것들을 너무나 많이 누리고 있더라고요.
물론, 저희가 머무른 곳들은 비교적 부유하고 쾌적한 지역들이었어요. 네덜란드에도 침체된 지역들이 있고,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도 그런 곳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래도 대체로, 여기 사람들의 삶은 꽤 괜찮은 편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 같아요. 미국에 비해 고통 속에 사는 사람이 훨씬 적거든요. 그리고 삶이 덜 거칠고 비참할 뿐만 아니라, 평균 수명도 미국보다 네 살이나 더 길어요.
도시 생활은 특히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라이덴은 물론이고, 듣기로는 네덜란드의 많은 도시들이 정말 걷기에 좋아요 — 그리고 사람들도 실제로 많이 걸어요. 자전거도 엄청 타요. 전용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고, 나이와 상관없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장 보러 가는 게 일상인 문화 덕분이죠.
참, 라이덴 시내의 한 컴퓨터 가게에서 제 노트북을 빠르게 수리해줬어요. 하지만 트럼프식 경제 논리라면 저는 손해 본 셈이겠죠. 결국 80유로를 지불했고 그 대가로 디지털 라이프를 되찾은 것뿐이었죠.
좀 더 주관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미국처럼 정치 불안에 시달리는 것 같진 않아요. 어제는 ‘해방의 날’이었는데, 네덜란드에서 나치가 쫓겨난 날이에요. 그것도 캐나다 군대 덕분에요! 네덜란드 친구들과 함께 그 기념식을 봤는데,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어요. 모두가 나치가 나빴다고 당연히 여기는 나라에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에요.
사실 제가 이곳 사람들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는 못합니다. 네덜란드의 안타까운 점 중 하나는, 제 입장에서요, 사람들이 네덜란드어를 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둘러보면 선진국에서의 삶이 얼마나 쾌적할 수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만약 미국인들이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낀다면, 그건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일입니다.
그래도 미국으로 돌아가는 게 기대 돼요. 여행을 하다 보면 결국 내가 얼마나 미국 사람인지, 미국의 좋은 점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않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